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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경남아사랑해]하성단노을 생활문화센터 오산마을

작성일
2015-05-26
이름
관리자
조회 :
841
여기 초점을 받으면 키보드 화살표 상(↑)·하(↓) 키로 대본 스크롤을 할 수 있습니다. [MBC 경남아사랑해]하성단노을 생활문화센터 오산마을

2014-12-02(화)
거창-오산마을


#오프닝
1939년 개교해 60여년간 수많은 졸업생에게 주렷던
거창의 한 초등학교 이곳 역시 학생수 감소로 폐교된지 오래
그런데 14년째 닫혀있던 교문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등교생은 동네 할매할배들~
농사말고도 할 일이 생겼다는 어른신들의 알콩달콩 학교 이야기
할매~할배 학교 갑시다


#리포터
가을 걷이가 끝나고 텅 빈 들판 농사도 어느새 겨울방학을 맞이했는데요.
이 곳 마을에선 농한기가 끝나면 진짜 학교가 개학을 합니다.

#인터뷰
박상림 할머니
공부하러 안갑니까!우리 결혼할 때는 여자들 공부하면 시집 못산다고 부모들이 학교를 안 보내 줬어요.그게 서러워서 다시 공부 시작합니다

이교상 할아버지
늙기 전에 공부 좀 하려고요.좀 배워야지요
늙어 죽을 때까지 배워야죠.모르는게 많으니까...

#리포터
한 때는 이 십리 길을 한 달음에 뛰어 등교하던 시절이 있었죠
강산이 수십번 변하는 그 세월동안 굽어진 허리 등굣길은 순탄치 않습니다
책보를 허리에 찬 백발의 할아버지
어디 관광이라도 가는 듯 카메라를 척~들고 멋을 한껏 낸 어르신
소쿠리를 책가방 삼아 일바지를 교복 삼아 등장하는 할머니
밭 일을 마치고 지각하랴 부랴부랴 경운기를 몰고 교문을 향해 돌진하는
할아버지 주름진 얼굴 살을 핀 웃음엔 설레임이 퍼지는데요~
일거 다시 학교에서 만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을 동무들

#인터뷰

박상림 할머니
바로 이웃집,우리 앞집에 있어요

신춘자 할머니
언니 같고 엄마 같고 그래요.언니하고 둘이...
눈만 뜨면 서로 없으면 찾으러 다니고....

#리포터

14년 만에 다시 울린 학교종이 땡땡땡~~(노래를 부른다)
해발 500M 골짜기 작은 시골 학교 감동 수업이 시작 됩니다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하는 절대지존 선생님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90도로 깍듯하게 인사를 올리는데요


선생님
내 평생 마음속 못 다한 한마디!여러분들이 글을 한번 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리포터
한글도 뒤늦게 깨우친 어르신들에게 시가 왠 말입니까!
게다가 평생 한이 되었던 이야기를 풀자면 소설 한 권도 모자란데
어찌 몇 줄로 표현할수 있을까요

썻다 지웠다 고사리 손이 어느새 주름지고 까칠한 손이 되기까지의 역사
얼마나 고생하고 살았는지 경쟁이라도 하듯
너도 한수 나도 한수~
나이가 들어도 한반에 한명씩은 꼭 튀는 학생이 있기 마련이죠
수업 땡땡이를 치려던 찰나 선생님께 금방 발칵 됩니다!

함께 늙어도 살아온 세월과 한은 제 각각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만으로도 삶의 위로가 되는 진짜 인생길 동무들
한글을 몰라도OK~대필 작가까지 붙여주는 우리학교 좋은학교!

#
선생님
본인이 쓴 것을 들고 한번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김근일 할아버지
(시를 읽는다)해가 지는 골목에서 기다려 계시는 모습이
14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어머니 생각을 해봅니다
어머니 떠나실 때는 그림자처럼 사리진 어머니

박상림 할머니(대신 읽어준다)
우리 늙은 부부 두손 꼭 잡고 걱정없이 재미나게 살려 했건만
영감이 먼저 내 손을 놓아버렸다.둘이라서 무엇이든 할 수있었고
둘이라서 행복했다.
영감이 마지막으로 매어 주고 간 빨랫줄
가만히 앉아 그 빨랫줄을 바라보며
내 나이 83년의 인생을 한 장 한 장 준비해 가만히 널어본다.

#리포터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가
한 편의 꽃으로 태어나는 시간
고단한 삶도 다시 헤쳐낼수 있을까요?

#인터뷰
신홍순 할머니
-여태 이런걸 생각치 못하며 살아왔지 않습니까
그래도 이제 내 속에 있는걸 다 표현할수 있는 그런 능력이 모자라는 것 같아요,그게 좀 아쉬워요

김근일 할아버지
옛날 어릴 때 추억이 고스란이 담겨있는 거 같기도 하고
이런 기회가 아니면 여기 올 일이 없지요,별로..

#리포터
눈물로 짜낸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어느 덧...한 권의 시집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 속에는 반세기 이상 숨죽이며 삶을 견뎌야 했던
고단함과 원망 그리고 사랑이 닮겼는데요
쓰러져 가던 학교도 어르신들의 시화로 예쁘게 단장됬습니다

한 창 농번기를 지났지만 이듬해를 준비해야 하는 농촌의 겨울
여전히 보이지 않는 일거리로 가득한데요
수업을 마치고 과수원에 나갈 채비를 하는 이화옥 할머니
농기구와 함께 꼭 챙기는 것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노트와 필통을 챙긴다)
남편을 일찍 여윈데다 아이들 마저 모두 떠난 시골집
할머니의 한숨에 금방 꺼질 듯 쓸쓸하기만 한데요
다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무거운 우울증을 털어 놓을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Q-시 쓰시는게 어떠세요?재미있으세요?

이화옥할머니
재밌어.하고싶어.말로 표현했을 때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잖아
하지만 글로 써 놓으면 누가 볼수도 있고 내가 그때 이렇게도 했구나...

#리포터
(할머니의 시를 읽는다)
1958년 음력 9월 14일
걸어서 시집을 갔다
버스도 다니지 않았다
아침 일찍 서둘렀지만
강천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에 먹구름이 생겼다
함박눈이 왔다
가을걷이도 안했는데
벼이삭엔 하얀 눈이 덮였다
함박눈을 맞고 수십 리길을 걸어
시집 가던 날,그땐 정말 속이 상했다

마을 여기저기를 다니며 사진을 찍는 김수용 할아버지 역시
이 학교의 모범생,요즘 부쩍 사진 찍는 재미에 푹 빠졌는데요~

#
김수용 할아버지
40~50년간 정들었던 모교의 모습을 볼수 없게 됬어요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 전에 옛날 모습을 사진을 찍어서
정들었던 모교의 모습을 일 년에 한두 번
동문회 회원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그런 여러 가지로 제가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리포터
할매~할배들이 난생처음 찍은 사진들은 기술은 부족하지만
낡은 것들을 추억하는 날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쫓아 가는 따뜻한 삶의 기록입니다.

십시일반 모인 돈으로 학교를 열고 문화이모작을 일꾸어 가는 각지의 어르신들의 사연은 꾀나 널리 알려져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도 당당하게 경남대표로 출전을 했답니다.
그 중심에는 자식같은 젊은 귀농인들의 도움이 컸는데요

#인터뷰
김훈규 거창농업상상력임대사업소국장
저도 이 마을에 귀농한 귀농인입니다.
학교를 보면서 이 공간이 주민들에게는 좋은 공간일 것인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했고
학교다운 면모를 가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어르신들이 모여서 같이 글도 쓰고 공부도 하고
소풍도 가고 운동회도 했던 그런 공간이
우리 주민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공간이었잖아요

#리포터
다시 모인 학교엔 음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어르신들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 마을 노래
따라 부르다 보면 어느새 서글펐던 지난 세월도 유쾌하기만 한데요

#인터뷰
정영주 귀농음악가
보통 트로트 가수나 대중가요에서 느껴지지 않는
삶의 모습들을 내가 가진 재주로 만나면
정말 좋은 기회가 되겠다는 욕심이 계속 났는데
어떻게 보니까 바늘에 실이 잘 꿰어졌어요

#리포터
긴 세월 함께 살아준 아내와 이웃들 그리고 변치않은 마을의 모든 것들이
새삼 새롭게 느껴지게 만든 어르신들의 학교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개근상 타시길 바랍니다~~
시가 세상을 바꿀수는 없지만
세상을 바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다면 그가 바로 시인이 아닐까요
논두렁 밭두렁 시인들 그들 역사로 뱉어낸 한 편의 시는
오늘도 이 마을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시를 짓는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소풍같은 백일장은
앞으로도 쭉~~계속 될 것입니다
할매~~할배 학교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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