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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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 전세 살며 품앗이로 농사일 익힌 후 노는 땅 임대

작성일
2010-02-08 10:33:40
이름
농업기술센터
조회 :
1442
B씨는 2천만원을 기본자금으로 하여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우선 전세로 살 집을 마련했습니다.
수리해야 될 집보다 수리하지 않아도 되는 집을 골랐습니다.
B씨는 귀농한 한 달은 일없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다 간이 안 좋아져 요양차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만 하고 다녔습니다.

젊은 놈이 어쩌다가 그렇게 됐냐며 저녁마다 술 한병 씩 들고 동네 어른쯤 되는 분들이 번갈아 가며 B씨 집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때 B씨는 귀농 선배들의 조언을 떠올려 간이 안 좋아서 술을 절대 마시면 안 된다고 사양했습니다.
주는 술이라고 넙죽 받아먹게 되면 다음날 종일 퍼져버리게 마련이니까요.

도시에서 살다온 놈이 조금이라도 아는 척, 잘난 척하지 않고 주변에서 들은 대로 단순·무식하게 주민들의 말 하나하나에 경청하는 척 해주었습니다.
B씨는 반년동안은 동네 품앗이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품앗이를 통해 농사짓는 법을 하나하나 터득했습니다.
일 못한다고 남보다 품은 적게 받았지만 재배기술을 배운다 셈치고 아무 생각없이 단순하게 1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알아도 물어보고 물어본 것도 또 물어본 B씨를 안쓰럽게 여기던 주민들에게 B씨는 뭐든지 하나하나 가르켜 줘야만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된 것입니다.
1년쯤 지나니 주위에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볼 것을 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기 묵은 밭이 있는데, 한번 해볼텨?"

속으론 뛸 듯이 좋았지만 B씨는 넙죽 인사하기에 앞서 "땅 빌릴 돈이 없는데 어떻게 농사지어요? 그냥 몸이나 건강하면 되죠 뭐" 하고 한발짝 물러나 봤습니다.
그러자 동네분이 "평생 남 품앗이나 할 꺼야? 나도 놀리는 땅이니까 한번 해봐" 하면서 땅을 주어 돈 안들이고 임대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시골엔 이런 일이 많습니다.
B씨는 딱 200평만 임대해서 유기농을 시작했습니다.
B씨처럼 더도 말고 200평으로 시작하는 것이 초보 농사꾼들에게는 만만하며, 일단 시작했다면 매일 출근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고추를 심어볼 요량인 B씨에게 이웃 밭 주민은 이랑은 어느 방향으로 내고 두둑은 어느 높이로 만들어야 하는 등 제각각 다른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
이때가 바로 귀가 농(濃)해져야 합니다. 주위에서 이리저리 말이 많아도 "그냥 이렇게 한번 해볼께요"라고 일축해 버리면 됩니다.
B씨는 몸이 안 좋아 건강상의 이유로 농약을 치지 않아야 한다고 주위에 둘러대고 유기농을 실천했습니다.
혹 풀로 쑥대밭이 된 밭을 보다못한 이웃 밭 주인이 몰래 제초제를 쳐주는 수고도 할 수도 있는데 그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긁어 부스럼 만들 일은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선 우등생이 최고의 대우를 받듯 농촌에선 농사만 잘 지으면 어지간해서 용서가 됩니다.
이렇게 하여 귀농 3년차가 되었을 때는 5천평을 경작하는 농부가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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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담당(☎ 055-940-8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