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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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 전경
옛날 삼국시대에 쌓은 성터가 있습니다.

웅양면 한기리 오산(吾山) 마을에서 동북쪽 약 300m 지점에 옛날 삼국시대에 쌓은 성터가 있습니다.

본디 이곳은 돌이 귀한 곳이라 성을 쌓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아녀자들이 동원되어 먼 곳에서 돌을 날라다가 성을 쌓았다고 하여 일명 여성(女城)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 여성에는 다른 하나의 애절한 전설이 지금도 이곳에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옛날 이 성의 아래 마을에 다정하고 금슬이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부부의 행복한 생활은 끝이 없을 것 같았는데 불행히도 아내가 출산을 하다가 딸 아이 하나를 낳고 죽어 버렸습니다. 남편은 핏덩어리인 딸을 안고 통곡을 했으나 한 번 염라대왕의 부름을 받은 다정한 아내는 저승 사람일 뿐 살아서 돌아오지를 못했습니다.

남편은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딸이 다섯 살이 지나도록 재혼을 하지 않고 아내를 닮아 예쁜 어린 딸을 기르는 것을 낙으로 삼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재혼하기를 재촉했으나 그는 오직 어린 딸을 기르는 데 신경을 쓸 뿐 재혼같은 것은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러나 딸아이가 점점 자라나자 마침내 남편은 주위의 간청을 받아들여 재혼을 하게 되었는데, 이 딸아이의 계모는 아들 하나를 데리고 시집을 왔습니다. 계모가 데리고 들어온 아들은 몹시 총명하였으나, 전처의 딸에는 미치지 못하여 계모는 항상 전처의 딸이 총명한 것을 시샘하였습니다.

하루는 계모가 전처의 딸과 자기의 아들을 불러 놓고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희들 모두가 분간할수 없도록 똑똑하고 총명하니 어미의 마음은 기쁘기 한량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너희들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총명한가를 시험해 보려고 한다."

그래서, 아들에게는 한 마리의 말을 주면서 천리를 갔다 오게 하고, 딸은 집 뒤의 산에 올라 성을 쌓으라고 하였습니다. 만약 한달안에 일을 마치지 못하면 지게 되는 것이고, 이 시합에서 지는 사람은 죽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말을 타고 고향을 떠났고, 딸은 뒷산에 올라 성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딸에게는 어려서부터 애지중지 길러오던 고양이가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 고양이가 딸이 성을 쌓는 일을 도와 주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시합은 하나마나 한 것이었습니다. 말을 타고 천리를 갔다 오는 것은 쉬운 일이었으나, 돌성을 쌓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곳은 돌이 귀하기 때문에 먼 곳에서 돌을 날라다가 성을 쌓아야 했기 때문에 여간 힘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딸은 성을 착실히 쌓아 갔으며 고양이는 재빠른 행동으로 먼 곳의 돌을 부지런히 날라다가 딸이 성을 쌓는 일을 도왔습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열흘이 지나고 하여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될 무렵에 딸은 부지런히 성을 쌓아 머지않아 성이 완성되려고 하였습니다. 계모가 보니 성은 거의 완성되어 가는데 아들이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기에 안달이 난 계모는 딸이 성을 쌓는 것을 지연시키기 위하여 한가지 꾀를 내었습니다.

계모는 평상시에 보이지 않던 친절을 딸에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러 성을 쌓는데 나아가 딸과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새참도 하여 주고, 콩도 볶아서 간식으로 주고 하였습니다. 딸은 차마 계모의 정성을 거절할 수 없어서 자기의 일을 미루고 계모의 일을 거들면서, 틈나는 대로 성을 쌓았지만 성을 쌓는 일이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약속된 한 달이 다 되어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고양이와 딸이 열심히 성을 쌓았기에 이제 한 번만 돌을 날라다 쌓으면 성이 완성될 참이었습니다. 고양이도 이제는 지쳐서 쓰러질 지경이고, 딸도 손과 발이 부르터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으나, 이제 마지막 돌을 나르면 성이 완성되기에 딸은 피곤한 줄 모르고 치마에 돌을 담아 싸 가지고 오는 도중 멀리서 동생이 말을 타고 온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성을 쌓는 곳이 이르려고 하는데, 계모가 나타나서 볶은콩을 주면서 먹으라고 했습니다. 멀리서는 동생이 말을 타고 가까이 오고, 계모는 콩을 먹으라고 붙잡고 하여 딸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가 계모의 청을 못이겨 콩을 받아먹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아들은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쳐 버렸습니다.

마침내 계모의 간교한 꾀에 딸은 내기 시합에서 지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들이 이곳을 지나치자 '졌구나' 하는 생각으로 앞치마에 쌓던 돌을 힘없이 쏟아 버리고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딸은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끓어 버렸습니다. 딸의 죽음을 보자 고양이도 슬피 울고서는 그 자리에서 딸을 따라 죽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성은 끝내 완성되지 못한 채로 지금까지 남아 있고 그 성을 여자가 쌓았다고 해서 女城이라고 후세의 사람들은 불러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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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 055-940-3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