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계정 계곡은 거창읍에서 서북쪽으로 약 3km에 있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영호강의 물줄기가 옛 원학동을 지나 건계정 계곡에 이르러 심하게 굽어 돈다. 앞뒤 좌우로 깎아지른 듯한 벼랑을 끼고 거창 ~ 진주 간의 국도 3호가 물길이 굽이치며 지나고 있다.

절벽 위의 산마루에는 거열산성이 있어 삼국시대의 격전을 연상시킨다. 신라 장수 천존과 흠순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듯 하고, 당나라군을 섬멸하였던 거열주 대감 아진함과 신라군의 함성이 잠겨 있는 곳이다.

또 후백제 견훤을 물리쳤던 고려 왕사 희랑 대사의 발길도 이곳을 지났을 것이며 아지발도가 이끄는 왜구들을 무찔렀던 태조 이성계의 승전의 깃발이 이곳을 지났을 것이다. 이토록 건계정 계곡은 역사, 지리, 군사상의 요충지로 자리하였으나 지금은 ‘거창’하면 건계정을 생각할 만큼 고풍스런 정자와 맑은 물이 굽어 도는 물길과 숲이 어우러져 빼어난 명소이다. 예부터 시인 묵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거창을 소재로 하는 글이나 문학소재의 대상에서 으뜸이 되었던 곳이다. 건계정은 영천의 맑은 물 위에 꼬리를 담그고 거열산성을 향해 기어 오르는 거북바위 등 위에 지어진 거창 장씨의 정자이다. 정자가 지어진 바위를 구백석이라 한다. 주위의 노송과 백일홍 등 자연과 잘 어울린 정자이다.

계곡의 상류는 양쪽 산 사이로 한줄기 물이 휘어 돌면서 일단 멈추어 뱃놀이를 즐길 수 있고, 여울져 흐르는 물길은 크고 작은 바위들을 다스리며 세차게 흐른다.

일찍이 퇴계 선생은 1543년 정월 영승촌에 머물다가 안동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곳을 지나며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1543년 정월 초 7일)

양산이 한 줄기 물로 묶여
빠져 나갈 문 없는 듯한데
쌓이고 쌓인 바위 절벽 속에서
차고 찬 물이 솟아난다
흥솟아 노래도 하고 싶고
그윽한 곳 낙원 열어 살고파라
흐르는 강 막일길 없노니
흐르는 물 임하여 누구와 의논할까.

건계정 곁에 아림군 공적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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