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승촌에서 약 1km쯤 북쪽으로 가면 위천과 고제로 나뉘는 갈림길 장풍교 아래 율리 마을 장풍숲이 있다.

마리면 고학리가 옛 원학동 1구라면, 장풍숲이 자리한 곳은 원학동이 세겨진 진동암을 머리 위에 두고 원학동 2구로 들어 가는 어귀에 위천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솔숲 섬이다. 수 백 그루의 소나무들이 덕유산에서 흘러내리는 물길 속에 마을숲을 이루며 옛 선비들의 시작을 위한 윈림으로, 한여름에는 들 일에 지친 농부들이 땀을 식힌 곳이며, 장풍숲은 옛 원학동 선비들의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었다. 숲 속의 삶은 청결하고 고요하다. 물소리를 들으며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가 있어 좋은 곳이다. 솔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산새들의 지저귀도 들을 수 있다. 장풍숲은 시와 노래 그림들이 함께 한 숲이다.

일찍이 동계 정온 선생은 장풍숲을 지나며 숲을 애워싼 산, 구름, 안개가 마을연기에 섞이고 비 개인 석양 때 숲 앞에 흐르는 냇가에 나와 고기잡는 늙은이를 보고 한 폭 진경 산수화를 그리듯 시를 지었다. 동계 선생 문집 1권에 칠언절구로 실린 글을 보면 다음과 같다.

겨울비 부슬부슬 저물녘에 뿌리더니
앞산 구름 안개 저녁연기를 만났구나
어옹은 도롱이가 젖는 줄도 모르고
갈대꽃 곁에서 백로와 함께 조는구나

凍雨霏霏灑晩天<동우비비쇄만천>
前山雲霧接村煙<전산운무접촌연>
漁翁不識簔衣濕<어옹불식사의습>
閑傍蘆花共鷺眠<한방로화공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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